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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심리학적 범죄 원인론

 

 

 

 

범죄 원인론

 

 

심리학적 범죄 원인론

 

범죄의 원인에 관한 고전이론, 사회학적 이론 그리고 생물학적 이론이 범죄행위를 설명하기 위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발전한 반면에, 대부분의 심리학적 이론은 범죄행위 자체에 특별한 관심을 기반으로 체계화된 것은 아니다. 반대로, 범죄를 심리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일반적인 인간의 행동, 인지, 정서, 정신병리를 설명하기 위한 심리학의 이론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능이론. 범죄자가 일반인보다 더 열등할 것이라는 가정은 Lombroso(1876)의 연구에서부터 출발한다. 특히 지능과 범죄와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왔다. 지능이론은 비행 청소년들과 범죄자들의 IQ가 일반청소년과 일반성인보다 평균적으로 낮다고 주장하며, 지능에서 나타나는 범죄자와 비범죄 자의 차이는 주로 언어적 지능의 차이이고, 동작적 지능에서는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Quay, 1987; Wilson & Hernstein, 1985). Herrnstein과 Murray(1994)는 지능과 범죄와의 관련성이 지능지수라는 측정 방식의 문제 때문에 지나치게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인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의 경우 사회적인 해악에 어떤 방식으로든 관련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많은 범죄학자는 지능과 범죄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Hirschi와 Hindelang(1977)은 지능이 직접적으로 비행이나 범죄를 야기하는 요인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비행에 연루되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지능이 낮은 소년들은 학교에서의 성취 수준에 문제가 생기고, 그래서 학업에 흥미를 잃고 비행과 같은 비전통적 행동양식에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지능과 비행 혹은 범죄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이 이외에도 다양한 설명 기제가 있지만 최근의 메타분석은 지능과 범죄 간의 상관은 기껏해야 .10 정도에서 .20을 넘지 않는 것으로 보고한다.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만 큰 설명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정도의 관련성이다.

 

정신분석 이론. 정신분석 이론에 의하면 범죄행위는 원초아의 반사회적 충동을 자아와 초자아가 통제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다. 원초아의 반사회적 충동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대표되는 근친상간의 욕구와 그 욕구에 대한 죄책감과 벌 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유래한다(Freud, 1961). 반면에 정신분석학자인 Alexander와 Healy(1935)는 항문기에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지연하는 능력과 현실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다고 생각했다.

 

Freud는 원초아의 본능적 욕구에 대한 조절과 초자아에 의한 도덕성 발달은 어린 시절 친부모와의 친밀한 관계 형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가정한다. Bowlby(1944, 1951, 1973, 1980)는 이성 부모에 대한 애착이 정상적인 발달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자신의 애착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44명의 절도 소년을 관찰한 결과 그중 14명이 어린 시절 애착 형성의 실패로 이후 사회적 관계 형성에 실패하고 그래서 범죄의 길로 빠졌다는 것이 자신의 가정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성격 이론. Eysenck(1976)는 범죄에 대한 생물학적 관점에 근거를 두고 자신의 성격 이론을 제안하였다. 그는 유전적 소양을 통하여 각 개인은 대뇌피질과 자율신경계상의 차이를 지니게 된다고 가정하였다. 그는 성격의 기본 요소로서 세 가지를 제안하는데, 내/외향성(E), 신경증(N), 정신증(P)이 그것이다. 

 

Eysenck(1964)는 신경증이 일종의 정서성으로 자율신경계 기능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은 정서적으로 쉽게 흥분하여 불안정하고 불안하며 성마른 성질을 보이기 때문에 차분하게 학습하는 것이 어렵다. 반면 신경증이 낮은 사람은 차분하고 잘 흥분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자극을 잘 학습할 수 있다. 규범 행동의 경우 일종의 후천적 학습이 꼭 필요한데, 신경증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이와 같은 사회학습 과정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범죄자들의 성격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1980년대 이후 수없이 많이 이루어졌다. 그중 '반사회성 성격'이 가장 많이 논의되었다. Hare(1983)에 의하면 교도소 혹은 수용기관에 수감된 범죄자 중 39%~75%가 반사회성 성격의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중 1/3에 해당하는 인원이 정신병 질자 즉, 사이코패스이다.

 

학습이론. 1970년대 범죄학에서 범죄의 발생을 사회학습 과정으로 설명하기 훨씬 이전부터 학습은 심리학의 주요 연구 주제였다. 학습에 관한 수많은 실험은 강화를 받은 행위는 학습되고 강화가 없거나 처벌받는 행위는 사라진다는 것을 입증하여 왔다. 이 같은 학습의 원리는 범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컨대, 비행이나 범죄를 통하여 이득을 얻으면 그 행위는 강화되고 처벌을 받은 행위는 사라질 것이다. 법적 처벌이란 이같이 비행이나 범죄가 학습되지 못하도록 하는 모종의 억제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강화나 처벌을 받는 방법 이외에는 인간은 타인을 관찰함으로써 다양한 학습을 한다. Miller와 Dollard(1941)는 대리학습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기존의 관찰학습 혹은 모델링 효과를 설명하였다. 이후보다 더 진보된 형태의 학습이론은 Bandura(1973, 1983)가 제안한 사회학습이론이다. 그는 어린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노는 어른의 모습을 시청한 후 인형을 가지고 놀게 되었을 때 어른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 줌으로써, 학습이 조건화 과정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번의 관찰로도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범죄나 폭력행위의 획득 과정을 학습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심리학자들 사이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즉, 관찰을 하는 것이 곧 폭력행위만이 아니기 때문에 한두 번의 폭력물 시청으로 모든 사람이 전부 폭력행위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관찰로 폭력 행동을 획득한다는 가정은 여러 경우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산출하였고, 이에 단순한 학습 과정보다는 보다 상세한 과정을 통하여 범죄의 획득을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Howitt, 2002).

 

 

 

출처 : 현대심리학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