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심리학의 주제와 영역
연구 주제. 과거 범죄심리학의 연구 주제는 범죄의 원인에 한정되었다. 그 당시 범죄심리학은 범죄의 원인을 거시적인 사회에 돌리지 않고 개인적 요인에서 찾는 일종의 개인 내적 범죄 원인론에 초점을 두었다. 범죄의 원인을 밝히고자 한 이러한 범죄심리학적 연구는 그 원인을 실증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문제점과 이런 연구가 범죄의 분석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미미하다는 점 때문에 한동안 주목받지 못하는 이론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 행동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최근 연구방법론의 눈부신 발전은 심리학적 범죄 원인론이 다시 빛을 발하게 하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최근 뇌의 기능적 원리와 연관시켜 인간 행동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범죄연구의 주제를 다시 한번 인간 내적 기능의 저하와 손상으로 회귀시켰다.
범죄의 실증적 연구 중 심리학적 원인을 찾고자 하는 연구는 1980년대 이르러서 보다 더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주로 범죄 행동에 대한 심리적 원인, 범행동기 등을 밝히는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범죄에 대한 심리학 이론의 적용이나 살인, 강간, 성범죄, 아동학대 등 특정 문제행동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도 범죄심리학의 주요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살인 등의 강력범죄, 청소년 비행, 성범죄,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과 관련된 심리학적 연구가 오래전부터 수행되어 왔으며, 이러한 심리학적 연구의 결과들이 최근에는 형사 사법 관련 분야에서 매우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연구 영역. 미국의 경우 범죄심리학이 독자적 학문 분야로 있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범죄심리학적 연구 주제를 다루고 있다. 범죄학, 법과학, 행동과학, 형사정책, 법심리학, 법정심리학과 같은 분야에서 심리학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영국은 범죄심리학은 수사 심리학 등과 함께 매우 활발하게 연구물을 산출하는 전문화된 연구 영역으로 기능해 왔다. 최근에는 북미지역에서 이루어진 법정 심리 분야에서의 연구가 들어오면서 법정, 범죄 심리학이란 용어가 자주 사용되는 것처럼 범죄심리학의 학문 영역과 법정심리학의 학문 영역을 구태여 구분하지 않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리하면, 범죄 행동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 즉 범죄심리학이라는 영역은 특정 범죄인의 심리 기제를 연구하는 미시적인 연구 영역뿐만 아니라 형사 사법 절차에 포함되는 경찰, 법원, 교정 단계에서 활동이 되는 광의의 심리학적 연구 영역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Bartol과 Bartol(2004)은 사법 판단의 대상이 되는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것을 범죄심리학이라 보고, 형사 및 민사 분야를 포함한 사법 시스템 전반에 걸친 심리학의 전문적인 실무 적용을 법정심리학으로 정의하여 이 둘을 구분하였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범죄심리학과 법정심리학이라는 용어를 혼용하고 있지만, 범죄심리학은 범죄행위에 대한 이해 부분에 중점을 두는 연구 영역인 반면, 법정심리학은 사법 단계마다 심리학을 활용하는 측면에 중점을 두는 연구 영역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활용도가 높은 심리학 영역. 심리학의 다양한 순수 학문 영역이 사법절차의 요구에 따라 주제별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생물심리학 분야에서는 범죄의 원인론과 관련하여 유전의 영향력 그리고 신경생물학적 피해와 관련된 행동적 특성을 설명하고자 노력하였다. 발달심리학의 경우 공격성과 청소년 비행에 관한 수많은 연구를 수행하여 왔다. 인지심리학은 목격자 증언과 인지 면담 등 인터뷰 기법의 개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사회심리학은 배심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관한 연구와 미디어의 효과에 관한 많은 연구물을 생산하였다. 인사 심리학은 경찰의 선발 과정 및 업무 관련 스트레스 조절에 이바지하였고, 성격심리학은 프로파일링 기법의 개발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임상심리학은 판결 전. 후 피고인에 대한 평가와 위험성 예측에 이바지하였고 상담심리학은 교정 교화 및 심리치료 그리고 가석방 심사 및 형 정지 결정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였다. 이처럼 전통적인 심리학의 하위 영역은 사법절차의 각 단계 및 분야마다 많은 영향력을 발휘해 왔고, 최근의 범죄심리학 및 법정심리학 분야는 이들 각각의 하위 연구 주제를 고유한 연구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범죄 원인론
범죄 원인론은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에 관한 이론이다. 범죄 원인론은 고전학파와 실증학파로 분류할 수 있다. 고전학파는 범죄 행동에 대한 자유의지론을 주장하는 반면에, 실증학파는 범죄 행동을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특정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결정론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고전학파와 실증학파의 이론적 배경에 대해서는 앞서 살펴보았고 앞으로는 실증학파의 하위 이론들을 알아볼 것이다. 실증주의 이론들 중에서 사회학적 이론들은 기본적으로 범죄행위의 결정요인이 행위자의 외부에 존재한다고 보는 관점이고, 생물학적 이론들은 행위자의 내부에 존재한다고 보며, 심리학적 이론들은 외부적 결정요인과 내부적 결정 요인의 상호작용에 비중을 두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출처 : 현대심리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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